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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수고의 심리학 - 화양
대학에 들어오고 어느 시점부터는 난 자기계발서들을 잘 읽지 않았다. 늘 관심에 있던 것은 과학 교양서들과 소설들이었다. 어느날 이 책을 추천받게 되었는데, 왜인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읽어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드는 예시들과 강조하는 포인트들이 내 취향이라 꽤나 재밌게 읽었고, 꽤나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이제 책의 내용과 약간의 내 생각들을 정리해볼까 한다.
Part 1. 우리가 노력에 자꾸만 배신당하는 이유
어쨌거나 지금 당장은 ‘노력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영어 공부를 하다가도 어려운 문장이 나오면 입에 붙을 때까지 연습하는게 아니라 다른 문장으로 은근슬쩍 넘어가 버려요. 사실 그렇게 해도 사람들은 모르거든요.
요즈음 대학원 입학 준비를 위한 computational genome analysis 책 공부를 하면서 그동안의 내 공부 습관에 대해 돌아봤었다. 책에 나온 문장과 비슷하게 어린 시절의 나는 뜬금없이 기본적인 영어 문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내가 가진 지식들 속에 어딘가 큰 틈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해왔었다. 대학 졸업에 가까워지면서도 계속해서. 이중전공을 하는 과정에서 겪은 우여곡절 속에서 이러한 습관이 조금은 나아졌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을 시간을 핑계로 자꾸만 넘어가려는 내 모습을 알고 있던 상황에서 만난 저 문장은 매우 찔리는 문장이었다. 조금 더 솔직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 자유롭게 모르는 것을 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인 것 같다. 그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나에게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성실하게 채워가는 일 일것이다.
(계획을 완수해야 한다는) 그 생각 자체에 사로잡혀서 모든 에너지를 거기에만 쏟아붓는 거예요. 맛있는 밥을 차려 놓고 ‘나는 꼭 맛있게 먹어야 해. 반드시 맛있게 먹어야만 해.’ 라고 끊임없이 스스로 강요한다고 생각해보세요. … 다시 말해 ‘의지력’에 지나치게 몰두하며 노력하려는 순간부터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의지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기막힌 이치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는 시험 기간이 되거나, 혹은 이 독후감을 쓰려고 했던 와중에도 늘 미루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기한이 있다면 기한에 딱 맞추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책의 내용으로 생각해보면, 늘 원래부터 가능하지 않을 계획을 세워놓고 스스로 부담을 느끼면서 은은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책을 읽고서부터는 의식적으로 계획 자체에 대한 부담 혹은 지키지 못한 순간에 대한 자책 같은 것을 줄여나가고 있는데, 삶 속에서 계속 붙잡고 있던 하나의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 들었고, 마음이 약간은 편해졌다.
어쨌든 당신이 만든 현실에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얘기해 주고 싶은 거예요. … 이 현실을 당신이 만든 것처럼 미래 역시 당신이 만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구절이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이다. 내 인생에 대한 배움을 떠나, 또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떠나,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구절이다. 아무리 지금이 아쉬워도, 후회되는 마음이 들어도, 내 미래를 내가 만들어갈 수 있으니 다시 한 번 힘을 내도 괜찮지 않을까.
이러한 변화는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후회’, ‘책임’, ‘허무함’을 동반한다. 특별히 공감되는 부분은 내가 변화했을 때 따라오게 될 내 마음들에 대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었다. 이 글을 보게 될 분들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Part 3. 인지에 관한 당신의 깊은 오해
더 좋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아요. 다만 그 아름다운 성장의 과정을 자책과 고통으로 물들이지 마세요. 자신감은 자신을 수용하고 사랑할 때 저절로 키워집니다. 당신이 유능하고 멋진 ‘다른 사람’이 된다고 길러지는 게 아니에요.
정말 그런 것 같다. 내가 이따금씩 사람을 만날 때 느끼는 감정 중 하나는 ‘어떻게 저 사람은 저런 생각으로 삶을 살아갈까? 꽤나 자유롭고 규칙같은 것에 얽메이지 않는 것 같은데,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잘만 살아가네.’와 같은 느낌이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을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그들은 정말 그들 자신의 삶을 마음대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입밖으로 당당히 표현하는 것이 이 책이 내 삶에게 던지는 하나의 과제라고 느꼈다.
또 다른 예로 태어날 때부터 ‘예민한’ 사람들이 있어요. … 자신의 기질과 특기를 잘 이해하고 인정해서 그걸 활용하면 돼요. … 삶이 당신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걸 안다면 예민한 성격에서 벗어나려고 바둥대지 않을 거예요.
나는 예민한 사람이다. 대학교 저학년 시절에 집에 놀러온 한 친구가 내가 예민한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 말에 반감이 들어서 아니라고 했었다. 그런데 나는 확실히 예민하다. 내 삶에서 겪는 대부분의 사회 속에서 분위기를 살피고, 타인의 감정과 표정을 읽고. 내게 가진 능력 중 하나가 관찰이면서도, 단점이 예민함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책을 읽고 가만히 고민하면서 내 행동의 이유들을 많이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느낄 느낌에 대해서도… 좀처럼 의견을 말하거나 생각을 말하지 않으니 답답할 것 같다. 대학시절, 그리고 최근 많은 좋은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해보면서 든 생각은 말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일탈과 실수를 허용하는 것은 자신에게 숨 쉴 기회를 허락하는 것과 같아요. 당신은 올바르고 정확한 일만 수행해야 하는 기계가 아니에요. 당신도 남들처럼 놀아 보고 실수도 해 보고 가슴도 아파 봐야 해요. 그렇게 사람답게 살아 봐야 진짜 아름다운 미래가 성큼 다가올 겁니다.
이제 대학원에 입학하는 어린 학생이지만, 이따금씩 내가 박사 학위를 따고 난 후의 미래를 그려보곤 한다. 그 날이 올 때까지 대학원에서의 삶을 치열하게, 그리고 사람답게 살아봐야겠다.
Part 2. 관계에 자꾸만 배신당하는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읽은 part 2는 내가 생각하는 자기계발서의 이미지에 가장 맞아들어가는 부분인데, 그럼에도 좋은 내용들과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이 있어서, 그것들을 위주로 정리해보겠다.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랑의 언어]는 사람들이 사랑을 주고받는 방식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요.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신체적 접촉이 그것이죠. … 그런데 중요한 건 사람마다 표현에 대한 선호도…
그리고 대화의 방법에 대한 조언으로…
첫째, 먼저 깊은 숨을 들이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지금 내가 불편한 이유가 뭘까?’
둘째, 스스로 질문하세요. 이제 당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됐죠.
셋째, 감정을 표현했다면 심호흡을 한 번 더 하고 생각해 보세요. 그가 당신에게 어떻게 해주길 바라나요?
대인 관계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집니다. 그러나 당신이 얼마나 상대에게 맞춰 주고 있는지, 그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는지 그 사람은 알지 못해요. … 이건 그들이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당신이 그만큼 희생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에요.
대학생활 중 수강할 과목을 고를 때, 늘 나는 약간은 나에게 도전이 될 수 있는 과목들을 선택하곤 했는데, 그 이유는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 힘듦을 통해 이해하고 얻어낸 지식들이 내 지평을 넓혀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작가가 심리상담 일을 오래 해오신 분이라 뭔가 내가 가지던 생각들과, 혹은 딱 이건 나같은데.. 하는 구절들을 많이 넣어두고 설명해줘서 음… 아무튼 내가 이해하는 나에 대한 세계가 넓어진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을 향한 사람들의 평가는 실제로 그들이 한 게 아니라 당신 본인의 생각인 경우가 많아요. 사람들이 당신을 그렇게 보는 게 아니라 당신 마음속에 생겨난 비난과 질책을 다른 사람의 시선에 투영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추천해주신 분에게도 감사했고, 추천해주고 싶은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부담되는 책이 아니라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화양, «헛수고의 심리학», 하은지 번역, 파인북, 1-256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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